싫어할 권리 유행가

솔직히, 싫은데는 이유가 없다.



나는 뭐가 어떻고 어떤건 어때서 싫어, 라고 논리적으로 말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건 평론가들 뿐이다.

(그리고 남자가 애인에게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다시 말한다. '바라기'만 한다 의무는 아니다)

그 개인들에게 나는 뭐가 싫어, 라고 했을때 '왜 싫은지 논리적으로 근거를 들이대봐'라고 하는 건 서로

피곤할 뿐이다. 그냥 싫으면 아 싫은가보다, 하고 넘어가면 된다.

혹시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를, 다른사람이 싫어한다고 해서 그 누군가가 손해보는거 별로 없다.

(만약 악플다는 애새퀴라면 그건 좀 손봐주길 바란다)

왜 싫어하는지 이해할수가 없는건, 내가 좋아하는 이유를 저 사람이 납득하지 못하는거랑 별로 다르지 않다.

그냥 좋으면 좋은대로 싫으면 싫은대로 살면된다. 그거 하나하나 따진다고 아무도 밥 한끼 안 사준다.

근황 유행가

1. 오랜만입니다




2. 아마도 여러분은 작년 이맘때와 비슷한 일을 하고 계실것이고(취직하신 미모의 L양은 아니겠지만)

저역시 비슷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작년에는 제가 만들어야 하는 입장이고 올해는 남이 만든거

품평하는 입장으로 바뀌었지만 그것이 꼭 제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위에 올라갔다는 걸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제 지위는 격하된 느낌입니다. 조금씩 조금씩 본 것에 대해 두려움이 느껴집니다.




3. 물론, 영화는 언제나 즐거운 경험입니다. 사실 좋지 않은 영화를 보고 구시렁 거리는 것도 나름의

재미 아니던가요




4. 하여튼, 잘 살고 있다는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안녕하신가요.




5.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텐>이 정말 디지탈의 미래인가 하는 질문에 여전히 답을 할수는 없습니다.

물론 그것이 어떤 다른 영화의 가능성의 수치를 더 높인것이라 말할수도 있지만, 여전히 키아로스타미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자유라는 것은 디지털 이라는 매체가 가져오는 것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행위자들의 자리에 따른

광량의 차이 같은 것에 신경쓰지 않고, 카메라 라는 물질적 증거를 앞에 두고 그것을 의식하면서

그러면서도 앵글은 변화하지 않고 예정에 없는 장면은 뒤에 수없이 등장하며 그와중에 롱테이크로 찍힌

이 영화를 긍정하는 것도 부정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새로운 영화의 발명 이라는

평에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디지털 시네마의 발명이라는 가장 영광된 자리에는, 그 이전에 등장

한 모든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총합한 린치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6. 다시, 처음으로. 여러분들은 잘 지내고 있습니까?> 저는 그것이 궁금합니다

수필 유행가

갑상에 자리한 나는 으레 생선의 가운데 토막 중에서 등 부분의 살코기만 먹었다.

할아버지가 가시 없는 부분을 뚝 떼어 내 밥에 올려놓으시곤 했고, 그러다 보니

나는 당당히 그 부분만 먹을 권리가 있는 것이라 알게 되었다. 아버지는 멀컹멀컹하고

재미없는 부분 배 부분을 드시거나 뼈를 씹어 자시였다. 좋은 부분을 놓아두시고

왜 하필 그런 것을 자시느냐고 물어 본적 있는데, 진짜는 그것이 맛있는 부분이라고

대답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 뒤 40여년이 지난 뒤 얼마 전에 우리 아이들과 내가 아버지를 모시고 3대가

한 상에서 식사를 할 때였는데 무심코 내 젓가락은 조기조림의 복부(배때기)를

헤집고 있었다. 큰놈은 습관대로 등허리 부분의 살코기를 헤집어 먹었다.

아버지는 큰 놈이 헤집고 난 곁 부분의 살코기를 뭉텅 떼어다가 둘째아이의 밥 위에

올려놓으시는 것이었다. 40여 년 전의 갑상의 형식이 그대로 재현된 것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다른 것은 아버지는 지금도 당신의 아들과 마찬가지로 복부와

뼈를 자시려드는 것뿐이었다. 50을 바라보는 이 아들이 아직도 살코기밖에 못 먹는 줄

아시는지. 아니면 가시를 삼킬까 걱정이 되셔신지, 그것도

아니라면 복부와 뼈야 말로 생선의 가장 맛있는 부분이어서 그러시는지.






나는 얼마 있다가 손주를 보면 생선의 살코기를 덜렁 떼어다가 그놈의 밥 위에

올려놓게 될 것이며, 그놈의 아비인 우리 아이들은 배때기와 가시의 맛을 그제서야

비로소 알게 될 것이다. 쇠고기를 구워도 빨간 살은 제 아이들이 먹고, 저희들은

기름기가 섞인 조각을 먹을 줄 알 것이며, 갈비는 제 아이들이 대충 뜯다 버린 뼈를

갉아 먹으며 이게 정말로 맛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생선은 배때기, 뼈, 대가리, 고기는 기름기가 섞인 조각과 뼈와 밀착된 힘줄,

오징어는 다리와 귀때기가 맛있다는 사실을 오랜 세월의 체험으로 알게 되면서

사람은 어른이 되어간다.



유병석. 자반을 먹으며 中



생애 이런 글을 써낸 유병석 선생은 진정으로 행복하셨을 것이다


김광석

1월 6일은 그의 기일이었다.



2010년의 베스트 10 유행가

김혜리가 말한 것 처럼 '10위는 이 글을 보아주는 여러분!' 이딴 말은 안 할 것이고

정성일이 말한 것 처럼 '자랑하고 싶은 영화들, 영화제 영화들' 은 뺐다. 따라서 나는 코폴라의 '테트로'나 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의 '경찰, 형용사' 등은 넣지 않는다. (개봉한 영화는 넣었다)

그리고 한국영화와 해외영화는 같이 넣는다






1. 인빅터스

2. 시리어스 맨

3. 시라노 - 연애조작단

4. 엉클 분미

5. 하하하

6. 아웃 레이지

7. 인셉션

8. 바흐 이전의 침묵

9. 인 디 에어

10.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1 2 3 4 5 6 7 8 9 10 다음